마지막으로 본 드라마.... 참으로 잊기 힘들어질 것 같은 드라마....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뿔코군이 우리 시대 최고의 드라마라고 칭찬했던 드라마..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었고, 단숨에 빨려들어 마지막편까지 보는데 삼일 걸린 드라마..
재미있을수록 아껴보려고 하는 편인데, 3일 걸렸다. 총 8편짜리 아주 짧다면 짧은 드라마.
그래서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드라마.
01.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들..
사전 제작 드라마.
그렇다. 방영이 되기 전에 이미 드라마 제작이 완료되어 있어서 쪽대본 생길 일이 전혀 없었고,
드라마에 시청자의 입김이 전혀 작용할 수 없었던 드라마.
그래서 작가와 PD의 생각이 더욱 돋보였던 드라마.
주인공들은 모두 신인급
그렇다. 지금이야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르려고 하는 신인들이 등장했던 드라마들이다.
박상규 역의 - 진이한
양만오 역의 - 이천희
괜찮은 신인들이 팬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드라마.
김하은은 이 드라마를 통해 JYP 사단의 주력 연기자로 합류하게 되었고, 요즘 '싱글파파' 에 출연중이란다.
이천희는 영화 '허밍'으로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주인공인 진이한은 극중에서 팬들로 부터 얻은 '꺼벙이'라는 별명이 정말 어울리는 것 같다.
주인공은 진이한이다.
실력이 있는 지식인이긴 하지만, 출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좌절하고 방황하는 사람..
나영을 만남으로 해서 자신이 나가야 할 길을 겨우 찾은 젊은이..
하지만 그녀와의 아픈 이별이 그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듯 하고..
만오는 나영을 다시 만나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을 결심하고 시대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며
평민 신분에서 상인들의 우두머리인 '행수'가 되어 자신의 뜻을 이루려 하지.
이 장면은 그저 눈물이 주룩주룩..
02. 또 다시 여자에게 빠지다.
PinkWitch님이 말씀하시길..
"'kid'님은 보는 여자들한테마다 빠지시는군용"
눼눼.. 맞습니다. 맞구요..
이 드라마를 보다가 이 여인네에게 또 빠졌다.
태왕사신기의 어린 '기하'역을 맡았던 박은빈양의 5-6년 뒤를 보는 듯한 느낌의 또박또박한 말투..
확.실.히 난 그녀에게 빠졌다.
서적포에서 만난 그녀 이렇게 걷는 데이트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도 가겠다.
업고 가라고 해도 가겠다. 우하하하.. ^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음 씀씀이가 곱기도 하고, 그에게 선물하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기도 한다.
그녀는 그에게 '열하일기'를 선물한다.
'당돌'이라기보다는 당참이라는 분위기 ..
어쩌면 내 이상형은 또 바뀔지도 모른다. 음하하하하하하하....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보자.
03. 드라마 시대를 읽다. 시대 드라마에 투영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이긴 하지만 감독판과는 다르게 방영된 부분도 있다.
감독판 DVD를 사면 그 부분을 볼 수 있다길래 구입했다.
감독판 DVD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감독판에서 볼 수 있는 장면..?? 방영시 다르게 방영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던 그 장면..
관리들 바짝 머리를 조아린다. 기둥에 박힌 도끼를 보는 임금.
관 리1 : 채승환은 과거 집의(종3품)시절 자신의 뜻과 다르다 하여 하위자의 직언을 수차례
무시했던 자이옵니다. 그런 자가 대사헌에 오르면 원의석(사헌부 회의실)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미풍은 사라지고, 오직 그자의 뜻에 따라 사헌부가 좌지우지될 것입니다.
관리2 : 그런 자를 굳이 고집하심은... 국법을 무시하고 전하의 뜻대로만 종사를 끌고 가시겠다는
말씀이 아니고 무엇이옵니까!
관리들 : 아니 되옵니다, 전하.
임금 : 국법을 무시한다? ... 언로를 넓히고 직언을 자유롭게 하라 하였더니, 이쯤되면 막가자는 게로구나!
심민구 : 전하, 법에 따라 공명정대한 인물로 하심이 옳은 줄 아뢰오.
임금 : 많은 신료들이 추천했고, 이조 역시 채승환 발탁을 문제 삼지 않았다.
절차를 거친 후보 인사 중에서 임금이 낙점하는 것은 분명 적법이 아니냐?
관 리2 : 채승환만은 절대 아니 됩니다, 전하.
관리1, 관리들 : 아니 되옵니다, 전하.
통쾌하지 않은가? 나는 이 장면을 누군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너희들의 작태와 다르지 않음은 대관절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채승환만은 절대 아니 됩니다. 전하. 에서 나는 눈물을 쏟을만큼 웃고야 말았다.
정조의 쓴 웃음은 우리가 말하는 썩소가 아니다. 정말 씁쓸해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겠는가?
04. 한성별곡은 퓨전 사극이다. - 그럼 퓨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퓨전의 개념은 단순히 장르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퓨전은 장르의 구분을 무너뜨리지 않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과거와 현재를 같은 사람이 사는 세상으로 바꿔보는 상상력이다. 그것이 진정한 짬뽕, 퓨전이다.
그런 결합의 엄청난 힘은 결국 우리한테 뭔가를 남길 수 있다.
내가 느꼈던 대하드라마의 한계는 (신봉승의 걸작에서도 말이다),
너무 떨어져 있는 시선으로 그 역사적 상황을 묘사만하는 드라마였기 때문이었다.
열심히 조선초-중-후기의 정치적 환경을 묘사한다면 재미가 있겠지만,
결국 내가 느끼는 것은 극적 유쾌함과 역사적 가치일 뿐이다.
아무리 엄청난 가치라도 현재와 연결될, 우리가 그런 상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좀 부족했다.
근데 역사의 도리인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성별곡은 내겐 좀 더, 뭐랄까.
힘 있는 시도다.
무섭게 현 상황을 생각나게 하려고 애를 쓰는 이 드라마는 다수의 시청자한테 불편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건너편에 서 있으면 노모모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은 모모 임금이 아주 지나가는 개가 웃길 일처럼 느끼겠다. 드라마를 그냥 사람이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무 말도 못하는 상아탑의 유민으로 인정하면,
현세와 전세를 하나로 만든 이 드라마는 완전히 퓨전 걸작이 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역사를 그냥 과거의 일로 인정하는 성향이 있으니까.
벽파와 시파, 사대부와 임금, 양반과 상놈의 상황은 우리의 사회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냥 그때 일어났던 일이지.
그것이 바로 한성별곡이 깨뜨리고자 함이다.
"막가자는 게로구나"
는 사라졌지만, 내 보기에는 임팩트가 오히려 더욱 살아난다.
이젠 스토리가 그냥 노모모와 모맹박, 모으녜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꼴로 보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름과 날짜, 당파와 이름뿐인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말 핵심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계속 그런 뉘앙스를 시청자한테 던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코드를 시원하게 캐치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월향이 이용한 박두순의 시 (웃고만 있네)와 맹자, 고증이 대단한 사극에서 가끔 현대말투를 쓰는 캐릭터,
매우 전통적인 연극식 감각과 모던한, 거의 뮤비같은 순간들.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같은 춤 추는 축제다.
이것이 바로
퓨전, 진정한 그 느낌이 아니겠는가?
05. 주연보다 빛났던 조연들..
일반적으로 사극은 많은 조연이 필요하다.
극의 개연적이고 필연적인 무엇인가를 높이기 위해서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많이 보여줘야 하기 때문인데,
이 드라마 한성별곡은 그닥 많은 조연들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웃는 표정으로 독기어린 연기를 '도술'역의 배성우 탄찬한 연기에 극찬을 보내고 싶다.
주인공을 사랑하는 기생 월향역의 도지원 참으로 조선의 여인네 같은 사람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아래쪽이 가장 빛났던 조연 정조역의 안내상.. 앞으로 자주 챙겨보게 될 연기자다.
이외에도 박상규를 아껴주던 한성부 관리, 나영의 의술 스승이자 보호자였던 황집사등..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드라마로 오래 기억이 될 것 같다.
이 드라마 조연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할 수 있었을까?
그의 연기나, 작가의 대사나.. 참으로 잊지 못 할 드라마다.
나의 간절한 소망을 따랐다는 이유로 소중한 인재들이 죽어나가고
내가 꿈꾸던 새로운 조선은 저만치서 다가오질 않는다.
아무리 소름이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난 결코 저들을 이길 수 없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내가 백성들을 설득하지 못해 지는 것이다.
나의 신념은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은 안타까운 희생을 키워 가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나를 소름끼치게 했던 이 대사. 길이 남을 명 대사이다.
나는 이 대사에서 드라마 한성을 읽는다.
작금의 정치를 떠올리며 드라마 한성이 이야기하는 대사 둘을 떠올린다.
전하, 현실은 늘 신념을 어둡게 하지요. 어찌 희생하지 않고 신념을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무엇이 과거이고, 무엇이 현재인가....?

